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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에서 ‘행복전도사’로 출연하는 개그맨 최효종. 그의 개그가 자아내는 웃음은 다른 개그맨과는 조금 다르다. 현실과 동떨어진 ‘행복’을 말하면서 태연한척하는 그의 모습에서 ‘어이없는 웃음’을 짓지만 ‘씁쓸한 웃음’의 여운을 남긴다고 할까.
그런데 요즘 뉴스가 선진화돼서 그런 건지 다른 어떤 이유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이런 행복전도사식 개그를 뉴스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010년 1월 26일 언론보도를 통해 보도된 뉴스를 보자.
“시간강사와 연구원들의 고용이 좀 더 안정될 전망이다. 노동부는 대학 시간강사와 연구기관 연구원을 고용기간 제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조항은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관보에 게재되는 2월 초 공포돼 시행된다. 노동부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대학 시간강사나 연구원이 비정규직 최장 근무기간인 2년을 마치면 대부분 실직하게 돼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학사회에서 비정규직의 대명사로 알려진 기간제노동자, ‘시간강사’와 ‘연구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마련된 <기간제법>이 보호하는 기간제노동자 즉, ‘2년 초과 고용 시 정규직 전환대상 기간제노동자’에서 이들을 제외시키겠다니 이게 무슨 소린가. 게다가 그 이유가 이들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니.
2.
노동부가 말하는 고용안정은 다음과 같다. 전국 275개 대학에 종사하는 <기간제법> 적용대상자 6,320명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단 2명만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고 2,312명은 2년 초과 전 계약해지, 4,006명은 2년 초과 전 초단시간기간제노동자(주당 15시간미만으로 근무하는 기간제노동자. <기간제법>상 2년 초과 근무 시 정규직 전환대상 기간제노동자가 아님)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가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는 <기간제법>의 부작용 때문이고, 따라서 이들을 ‘2년 초과 고용 시 정규직 전환대상 기간제노동자’에서 제외시키면 대학들이 이들을 계약해지하거나 초단시간기간제노동자로 전환하지 않고 계속 기간제노동자로 사용할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고용이 안정된다는 논리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1. 제안이유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 제한으로 인해 고용불안이 우려되는 일부 직종을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로 규정함으로써 해당 직종에 종사하는 기간제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고, 한국직업표준분류의 개정 등에 맞춰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자 함.
2. 주요내용
가. 대학 시간강사와 연구원의 경우를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에 포함.
(1) 대학 시간강사 및 연구원 등은 업무의 특성상 사용기간 제한을 통한 정규직 전환보다는 대다수가 실직되는 고용불안 현상을 초래함.
(2) 이들 업무를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의 예외에 포함함으로써 해당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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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동부의 논리는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기간제법>의 입법취지를 완전히 망각한 행복전도사식 궤변이다. <기간제법>이 제정되기까지 우리사회가 겪은 일련의 과정 등 그 배경을 돌아보자.
기업이 노동자를 기간제 등 비정규직으로 고용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만 해도 흔치 않은 일이었다. 1997년 소위 IMF 이후에 ‘고용의 유연화 전략’에 힘입어 도입되기 시작했다. 도입초기에는 주로 서비스직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을 고용했으나 점차 생산직, 사무직으로 확대를 거쳐 공공부문의 상시업무 종사자들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일이 빈번할 정도로 비정규직 고용이 급속히 확산되었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지난 10여 년 동안 업무의 필요성 등에 관계없이 무분별하게 비정규직 고용을 남용하면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비정규직 차별이 사회적으로 만연하게 되었고, 그 결과 ‘고용불안’과 ‘양극화 심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초래되면서 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한 기업의 계약해지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로부터 일정부분 비정규직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필요성을 반영하여 법원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한 기업의 계약해지에 대하여 ‘단기간의 근로계약이 수차례 반복 갱신되었거나 재계약에 관한 절차규정을 두고 있다면 계약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한 사용자의 계약해지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부당해고’라는 취지의 판례 법리를 통하여 기간제노동자를 보호해 왔으며, 이런 상황에서 기간제노동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자 2006년 12월 국회에서 “비정규직보호법”이라 명명하여 제정한 것이 바로 <기간제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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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기간제법>은 기업의 무분별한 비정규직 남용으로 인한 고용불안과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요청 산물이요, 그동안 법원이 판례 법리를 통해서 보호해 온 기간제노동자의 노동인권 문제를 보다 두텁게 해결하기 위한 입법적 요청의 산물이요, 그나마 비정규직노동자의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국민들과 그 가족들에게 보다 ‘행복’한 삶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이었다.
그런데 ‘정규직 전환 촉진’이라는 <기간제법>의 입법목적 실현에 앞장서야 할 노동부가 오히려 행복전도사식 궤변으로 기간제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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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입장에서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 이명박 정부의 일자리나누기 정책의 최선봉 부처로 당당히 정규직 일자리 한 개를 비정규직 일자리 두개로 만들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마당에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는 <기간제법>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좀 솔직해지자. 아무리 노동부가 ‘고용안정’을 위해서라고 외친들 ‘고용안정’은 선사하지 못한다. 그럴수록 어이없고 씁쓸한 행복전도사식 웃음만 줄 뿐인 것을 어찌 그리 모르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그러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가끔은 최효종보다 정부가 더 웃기기도 하나 보다.
“그래요. 우리 사회는 계약직으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참으로 많이 있잖아요. 열심히 일해야 개인도 발전하고 회사도 발전하고 나라도 발전하잖아요. 계약직은 보통 회사에서 2년 일하면 계약해지 되잖아요. 2년이 되면 회사에서 더 이상 계약연장 안 해 주잖아요. 왜 그래요? 2년이 돼서 뻔히 계약해지 당할 줄 알면서 혹시라도 회사가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지 않을까하는 계약직처럼. 그래요. 우리 시간강사, 연구원은 2년만 되면 계약해지되는 보통 계약직과 달리 2년이 되든 20년이 되든 회사에서 평생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는 평생 계약직이니까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다른 계약직에 비하면 우리는 정규직 보다 조금 불행할 뿐이에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