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은 금강의 제1지류인 미호천의 지류로써 하천연장이 14.3㎞에 이르는 하천이다. 연기군 전의면에서 시작하여, 서면에서 미호천과 합류한다.
조천의 우리말은 새내 즉, 새의 냇물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경부선을 가설하면서 역이름을 한자로 조천이라 정했는데, 조천은 일본발음으로 '조싱징', 즉 '조선역'이 되므로 조치원으로 부르게 되었다. 새내라는 우리이름이 뜻도 알기 어렵고 부르기도 어려운 조천, 조천천, 조치원 등으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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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천 상류 전의면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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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것은 이름만이 아니었다. 구불구불 흐르는 여느 하천과 달리 조천천은 상류부터 직선이었다. 마치 직선만이 살길이라는 제방과 보는 물론 하천바닥도 반듯하게 만들어 놓았다.
물을 가로막은 보 밑에는 갑자기 넓어진 바닥 때문에 흐르는 물임에도 녹조가 심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하천공사지점에는 그래도 약간은 둥근 형태를 한 교량으로는 부족했는지 검붉은 직선철제빔으로 새로운 교량이 건설되고 있었다.
다리를 경계로 아래쪽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스스로 길을 뚫고 흘러가던 물길과 갈대와 풀들은 이제 곧 중장비에 의해 밀려 사라질 것이다.
조천천의 중류인 전동지역은 하전정비공사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심이 10Cm 안팎으로 넓게 퍼져 흐르고 있다.
조치원 시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자연을 밀어내는 사람의 무자비함이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갈대밭에는 이리저리 꺾인 갈대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마치 공사전과 후를 비교해 보라는 듯 경계가 너무도 선명하다. 공사경계지점에 원래 새내의 주인이었을 백로 한마리가 서있다.
조천천하류는 조치원시내와 근접해 있으면서도 오히려 상류처럼 보인다. 넓게 형성된 모래톱과 울창한 버드나무 숲이 형성되어 있다.
넓은 모래톱과 제방 위에 나있는 도로에 의해 도시와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서인지 갈대와 나무들이 밀생하고 있어 비록 도시와 끝을 공유하고 있지만 시내에서 흘러드는 검은 지류를 제외하고는 인공적인 것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넓어진 물길은 다시 갑자기 좁아지면서 갈대사이로 급하게 흘러 미호천과 합류한다.
잠시 인간을 잊었던 조천천의 물은 미호천과 만나는 곳에서 곧바로 다시 인간과 마주하게 된다. 조천과 미호천이 만나는 하류지점 저 멀리에서는 금강생태하천복원공사가 진행중이다.
미호천이 조천과 합류하고 다시 월하천과 합류하는 곳까지를 일컫는 동진은 예로부터 어패류가 풍부하여 밤마다 고기잡이 불이 끊이지 않는 장관을 이루었다한다. 조천의 고기잡이불을 뜻하는 동진어화는 연기 8경중에 하나로 꼽혔다고 하지만 지금은 하천공사를 위한 불빛만이 밤을 새워 비추고 있다. 물고기를 밤새워 잡을 만큼 풍요롭던 이곳에서 이제 사람들은 또 모래를 밤새워 파내고 있다.
미호천이 흘러 금강과 만나는 곳에 강 이편으로는 모래가 산처럼 쌓여있고 저편에는 골재를 거르기 위한 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제는 하천공사를 하고 있는 곳이라면 없으면 오히려 이상한 풍경이 되어 버렸다.
세종시 다리공사현장에 다다르면 직선에 대한 강박관념은 수직으로 솟는다. 남북으로 동서로 어느 쪽을 향해도 직선이고 수직으로 솟은 크레인은 하늘로 직선을 그리고 있다.
자연은 모든 생명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풍요를 주었지만 인간은 자신만을 위해 다른 생명들을 쫒아내고 부러뜨리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인간이 지나간 자리는 직선이었다.
제 이름도 생명도 잃은 조천천은 인간의 욕망이 그려낸 직선은 그것이 하천이건 길이건 건물이건 다른 생명들이 살아갈 공간은 없음을 말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