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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장사로 시작해 총체적 난국으로 치닫는 한국

[양규헌 칼럼] 북한의 자충수인가, 미국의 한반도 지배전략인가

2016-02-19 16시57분56초|양규헌(노동자역사 한내 대표)
중국 주나라 10대 여왕은 나라와 백성의 번영보다는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며, 자신에게 충성하거나 아부하는 자들만을 중용했다. 보다 못한 충신 한 사람이 간언을 올렸다. “왕이 된 자는 이익을 골고루 나누어주고, 백성을 기쁘게 해야 할 것이며, 원한을 사는 일을 가장 두려워해야 합니다.” 라고 진언을 올렸다. 그러나 교만할 대로 교만해지고 고집불통인 여왕은 전혀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백성들은 여왕을 증오하고 비난하게 되었다. 중신 소공호가 우려한 나머지 “이제 백성은 명령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라고 간언하자 왕은 화를 내며 소공호를 멀리했다. 아부하고 아첨만하는 측근들에게 둘러싸인 여왕은 밀고를 장려해 비방하는 자를 잡아들여서는 닥치는 대로 죽였다. 죽음 앞에 비방을 할 백성이 보이지 않게 되자, 여왕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소공호에게 말했다. “어때, 지금은 비방하는 자가 없지 않은가?” 기원 전 11세기 중엽에 상나라를 이어 중국에 존재했던 주나라의 이야기이다. 까마득한 기원 전 11세기 여왕의 모습이 현실에서 별로 낯설지 않은 것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비극이 아닐까.

방향키 잃은 외교는 불안감만 증폭시킨다

2016년 새해 벽두,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사실상 ‘시계제로’ 상태에 접어들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과의 외교는 방향키를 잃고 말았다. 외교란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국제 사회에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펼치는 대외적 활동”을 의미한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의 외교는 자국의 이익을 달성하기 보다는 미국과 일본의 이익에 골몰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외교에서 어떤 경우에도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지 않으면 그것은 외교가 아니라 외교권 포기이며 역사적으로 매국노에 속한다.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발사에 강공대응은 끝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 강대강의 국면이 국익에 우선하는지 역행하는지 전략적 판단도 없이 막무가내 허접한 전술만 남발하고 있다. 대북 확성기 재개로 시작한 조치는 ‘5자회담론’, ‘사드 공식 논의’와 ‘개성공단 중단’이라는 카드까지 동원하여 남은 카드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브레이크 고장 난 화물차마냥 목적도 목표도 없이 종횡무진, 좌충우돌 내달리고 있다. 가속력이 붙어 더욱 빨라지는 화물차는 이거저거 볼 것 없이 오로지 용감무쌍만을 뽐내고 있는 모양새다. 국가를 책임지는 위치는 물론, 성인의 인격체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불규칙한 행보는 국방에도 안정감을 주기는커녕, 불안감만 조성하고 있다.

부실한 외교가 초래하는 경제위기 가속화

이런 영향은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며 위기의 경제를 더욱 암울한 늪으로 몰아가고 있다. 개성공단 철수를 발표한 직후 코스닥 시장은 올 들어 첫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1시 55분 코스닥 종합 주가지수가 전날 종가지수 대비 8% 이상 하락(1분간 지속)하자 코스닥 시장의 매매거래를 중단했다. 시장은 생물이라고 한다. 때문에 이번의 경우 ‘시장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놀란 것이 아니고, 사드배치와 개성공단 폐쇄라는 박 정권의 무지와 잘못된 판단’에 놀란 것이다. 특히 개성공단 폐쇄의 후유증보다는 역시 사드배치에 따른 대 중국 교역의 타격과 그에 따른 한국경제의 파산을 미리 우려하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주식시장만큼 객관적 분위기를 대변하는 곳도 없으며 전광판의 빨간색 숫자가 한국의 권력자들에게 자본이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코스피를 3천선까지 끌어올려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대통령이 경제를 망치는 꼴이다.

북한의 자충수인가. 미국의 한반도 지배전략인가

북한의 핵실험 직후 미국의 핵전략폭격기인 B-52가 10일 출격했다. 미군의 B-52폭격기는 한국의 공군 F-15K 2대와 주한 미공군 F-16 2대 등 4대의 전투기 호위를 받으면서 오산상공을 거쳐 괌의 앤더슨기지로 돌아갔다. 핵무기를 탑재한 전투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저공비행으로 위협적인 시위를 한 것은 생각하면 할수록 아찔하다. 일반전투기도 아닌 핵을 탑재한 전투기가 낮은 고도로 한국의 영토를 시위하는데 북한을 향한 시위일까 한국 민중에 대한 시위인가. 어처구니없는 고비용 시위는 미국 내 정치일정은 물론 동북아 군사패권전략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언론조차도 로켓 발사를 인공위성이나 로켓이라고 하지 않고 애써 ‘미사일’이라고 안보장사를 하며 진실을 숨기고 긴장을 높여가고 있다. 여기에는 총선을 2개월 앞 둔 시점에서 집권세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꼼수가 담겨있다. 선거여왕은 임기 말 누수현상과 집권이후의 안전보험 때문에 무리수를 두고 있다. 6자 회담국들과 의장국인 중국이 가만히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서둘러 5자회담을 하자고 덤벼드는 것은 외교적 망신이다. 5자회담에 중국이 발끈하면서 다자회담구도는 한미일 공조강화로 모아졌지만 로켓발사에 대한 한미일 동맹국의 공조가 한국에 어떤 국익인지 알 수가 없다.

사드가 무엇인지도 모르거나 알면서 사기 치는 정권과 여당

지난 2월 8일 한미 양국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논의에 공식 착수했음을 알렸다. 미군 사드 포대에 대해 미국이 전개와 운영비용을 부담하는 가운데 한국은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한다는 발표이다. 국방부는 “증대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를 향상하는 조치로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한 공식 협의의 시작을 한미 동맹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도 “북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사드 배치협의는 우리 생존을 위해 당연한 일”이라며 “사드는 공격용 아닌 방어용으로 누구의 눈치를 볼 사안이 아니다”라며 사드 배치를 적극 지지했다. 그런데 ‘사드가 어떻게 북한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설명이 생략되어 있다.

사드는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무기가 아니다

사드배치의 천문학적인 예산은 미국과 한국이 분담한다니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사드 핵심 장비인 AN/TPY-2 레이더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전자파를 발생시킨다. 미 육군에서 만든 사드 운영교범과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이 레이더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가로 281미터, 세로 약 94.5미터 크기의 면적(축구장 4개 크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레이더 정면을 기준으로 좌우 각각 65도 각도, 즉 전방 130도 각도 안의 3.6킬로미터(km)안(약 15만 평 크기)에는 사람이 살지 못하고, 5.5킬로미터(km) 안에는 비행기, 선박 등 방해물이 없어야 한다.’

사드 배치하는 곳에는 상당한 토지가 확보되어야 하고 주변의 주민들이 모두 쫓겨나야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강력한 전자파의 후유증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걱정이 앞선다. 사드가 한국의 안보를 위해 배치한다는 말은 전혀 설득력이 없으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한미일 동맹국 공조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알고 있다. 한마디로 북한에서 한국을 공격하는 미사일, 장사포정의 발사 각도를 사드는 잡을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사드는 말 그대로 고고도미사일 방어이기 때문에 높이 솟았다가 떨어지는 미사일을 공격하는 무기인데, 북한에서 한국을 공격한다면 축포도 아닌데 그렇게 높이 쏘아야할 이유가 없다. 때문에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는 ‘레이더를 통해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를 감시하는 목적을 갖고 있는’ 미국의 패권과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 진실이다.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동맹은 자주적인 국가가 할 행동이 아니다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 중 한 나라와 등을 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한반도에 사드배치는 중국을 적으로 돌리게 된다는 뜻이다. 사드미사일의 한국 배치를 강행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중국 정부가 사상 유례 없는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대중국봉쇄라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이 한국의 논리를 모방한다면, ‘한중교역의 수익으로 사드를 배치했다’고 주장하며 한중무역에 태클을 걸 수도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에 진출해 있는 LG화학, 삼성SDI 등이 제작하는 전기버스용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나온 것이 ‘보복’의 시작일 수도 있다. 이것이 확대되면 한국경제는 무조건 절단난다.

2016년도 국방부가 요구한 국방예산은 무려 40조1395억 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기구입을 하면서 왜 자주 국방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해마다 북한 국방예산보다 33~34배에 달하는 예산으로 미국산 무기를 구입해 미국 방위산업 자본의 배를 불려주는 정부. 북한의 핵실험이나 위성발사를 기다렸다는 듯이 미사일 발사라며 사드 배치를 합의로 몰고 간 이유가 무엇인가? 박 대통령이 공약한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은 다른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폐기했는가? 아니면 이전 정권의 흔적이라고 모조리 지워버리는 것이 그들이 이야기 하는 ‘올바른 정치’인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흔적 중, 지우지 못한 것이 ‘개성공단’이었다. 개성공단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이유는 개성공단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 때문이었다. 개성공단에서 5만 3천여 명 노동자들의 임금이 연간 1억불정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은 2∼30억불이나 된다니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아무리 돈 놓고 돈 먹는 세상이지만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이런 저임금을 통한 수익체계를 갖춘 곳은 개성공단이 유일하다. 그런데 북한도 아닌 한국에서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자본의 입장에서 보면 완전 미친 짓이다. 급작스럽게 발표된 공단철수 조치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치권을 만나고 정부에 항의하며 대안을 모색해 보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박근혜정권 ‘유엔안보리 결의안 위반’, 북한에게 ‘무기개발 자금 전달’ 고해성사

개성공단 조치로 ‘균형 없는 외교’, ‘전략 없는 외교’, ‘무능한 외교’가 다 드러났으며 이에 따른 비판여론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여론에 민감한 박근혜 정권은 홍영표 통일부장관을 통해 12일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임금 등 달러 현금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에 사용된 관련 자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 등으로 북측에 지급된 달러의 70%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였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통일부도 이 날 ‘입장자료’를 내고 홍 장관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 같은 주장을 펴는 정부 의도는 분명하다. 갑작스럽게 취해진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이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됐다고 주장하며 대립관계를 촉발시키는 것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억지다.

그런데, 만약 홍 장관과 통일부의 거듭된 주장이 고해성사라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된다. 국제적으로는 유엔안보리 결의안(북한의 핵∙미사일개발과 관련된 금융거래는 할 수 없다)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고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게 되며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위기를 피할 수 없다. 또한 국내법으로 보면 국가보안법은 물론, 반국가 이적단체가 된다. 통합진보당은 박근혜 정권하에서 ‘북한의 이념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법부의 일방적 판단과 ‘내란선동’,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정당이 해산되고 국회의원이 모조리 자격박탈 되었으며 이석기 전의원은 1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런 법리라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국제사회를 공포로 몰아넣은 박근혜 정권은 어찌해야 할까. 해도 해도 너무하는 박근혜 정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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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이   |   04.02 1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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